유럽 여행에서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로마가 먼저 떠오르지만 스위스와도 가깝고 이탈리아 북부 쪽에서는 아름다운 마을로 구성된 친퀘테레를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친퀘테레는 처음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는 못 가본 곳인데 이탈리아를 여러 번 여행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해안이 아름다운 마을로 남프랑스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해산물 요리도 맛이 좋고 각 마을이 다른 특색이 있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1. 친퀘테레의 역사적 배경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해안에 위치한 친퀘테레(Cinque Terre)는 다섯 개의 작은 마을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이름도 "다섯 개의 땅"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입니다. 마을들은 해안 절벽과 바다 사이의 좁은 땅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각각 고유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친퀘테레는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외부의 침입과 해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험준한 절벽 위에 마을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마을들은 농업을 중심으로 한 자급자족 경제를 유지하며, 험난한 지형에서 포도와 올리브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지역의 경사지를 따라 만들어진 테라스는 오늘날까지도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2. 친퀘테레의 다섯 마을 소개
1) 몬테로소 알 마레: 친퀘테레에서 가장 큰 마을
몬테로소 알 마레(Monterosso al Mare)는 친퀘테레 중 가장 크고, 해변을 품고 있는 마을입니다. 13세기부터 해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탑과 성벽이 오늘날에도 남아 있으며, 역사적인 유적지로서의 가치를 자랑합니다. 이 마을은 특히 장기간에 걸쳐 포도주와 올리브 오일을 생산해 온 곳으로도 유명하며, 현재까지도 이 지역의 주요 생산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몬테로소는 다른 마을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특히 긴 해변가와 투명한 바닷물 덕분에 여름철에 많은 여행객들이 찾습니다. 또한, 중세의 유적지와 현대적인 해변 리조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마을입니다.
2) 베르나차: 항구의 중심에서 발전한 마을
베르나차(Vernazza)는 11세기경 설립된 마을로, 친퀘테레 중 유일하게 자연적인 항구를 가진 마을입니다. 항구는 이 마을의 경제적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중세 시대에는 이곳에서 어업과 상업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베르나차의 작은 항구는 지금도 현지 어부들이 고기잡이에 사용하는 전통적인 어선들로 가득 차 있으며, 마을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베르나차는 작은 항구와 광장, 그리고 절벽 위에 자리 잡은 돌로바 성(Castello Doria)이 있어 역사적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산타 마르게리타 디 안티오키아 교회는 마을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중세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3) 코르닐리아: 언덕 위의 조용한 마을
코르닐리아(Corniglia)는 친퀘테레 중 유일하게 해안선과 떨어진 언덕 위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기원전 로마 제국 시절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그 이름은 당시 로마의 귀족 가문인 ‘코르닐리우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안 마을과 달리 코르닐리아는 포도 재배와 농업이 주요 생업이었으며,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농업 방식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기차역에서 마을까지 오르는 382개의 계단인 '라르디나리아(Lardarina)'는 코르닐리아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코르닐리아는 다른 마을들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 조용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마을에서 바라보는 리구리아 해안선의 전경은 매우 아름다워서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곳입니다.
4) 마나롤라: 친퀘테레의 포토 스팟
마나롤라(Manarola)는 친퀘테레 중 가장 오래된 마을 중 하나로, 12세기경 세워졌습니다. 마나롤라는 친퀘테레를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인 다채로운 색의 건물들이 절벽 위에 자리한 모습으로 유명합니다. 절벽 위에 세워진 산 로렌조 교회는 마나롤라의 중심이 되는 역사적인 장소로, 마을의 종교적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마나롤라는 어촌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잡힌 신선한 해산물과 이 지역 특유의 리구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현지 와인을 즐기며, 친퀘테레의 독특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5) 리오마조레: 사랑의 길이 시작되는 곳
리오마조레(Riomaggiore)는 친퀘테레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마을로 8세기경 이탈리아 내륙에서 이주해 온 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세워졌습니다. '비아 델라모레(Via dell'Amore)', 즉 '사랑의 길'로 불리는 해안 산책로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리오마조레에서 마나롤라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로맨틱한 풍경을 자아내 많은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입니다. 리오마조레는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마을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탈리아 전통 어업 방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으며, 어촌 마을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3. 친퀘테레의 문화와 축제
친퀘테레는 단순한 관광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이곳의 주민들은 오래된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이 열립니다. 몬테로소에서는 매년 5월에 ‘레몬 축제(Festa del Limone)’가 열리며, 마을 전역이 레몬으로 장식되고 다양한 레몬 관련 음식과 제품들이 선보입니다.
리오마조레에서는 여름철에 ‘성 요한 축제(Festa di San Giovanni Battista)’가 열리며, 불꽃놀이와 함께 전통 음악과 춤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러한 지역 축제들은 친퀘테레 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4. 친퀘테레 여행 팁
친퀘테레는 자동차보다는 기차나 도보로 여행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마을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기차로 이동하거나 하이킹 코스를 따라 걷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친퀘테레 카드(Cinque Terre Card)를 구매하면 기차와 트레킹 코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친퀘테레 카드는 이탈리아 친퀘테레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통합 이용권입니다. 친퀘테레 5개 마을의 기차역에서 구매 가능하며 공식 웹사이트나 MyPass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주요 두 종류로 트레킹 카드와 트레인 카드가 있으며, 트레킹 카드는 유료 하이킹 코스와 버스 이용이 가능하고 트레인 카드는 추가로 기차 무제한 이용이 포함됩니다. 카드 가격은 시즌에 따라 다르며, 1일 권부터 3일권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수기(11월 6일~3월 17일)에는 모든 트레킹 코스가 무료이므로 카드 구매가 불필요할 수 있습니다
각 마을은 계절에 따라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봄이나 가을에 방문하면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마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해질 무렵의 마나롤라나 베르나차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놓칠 수 없는 절경 중 하나입니다.
5. 친퀘테레 여행 숙소
몬테로소 알마레에 위치한 SOUVENIR 호텔이 깨끗하고 조식도 깔끔해서 2박 정도 묵기에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몬테로소 알마레는 친퀘테레에서는 가장 큰 마을이지만 걸어서 다니기에 무리가 없고 음식점들도 가깝고 저녁에도 관광객들이 많아 치안이 안전해 보였습니다. 유럽 여행을 다니다 보면 숙소가 여행에서 생각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 편하게 쉬면서 관광하고 해수욕장도 가까워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입니다.
친퀘테레는 그저 아름다운 해안 마을일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특별한 곳입니다. 각각의 마을은 고유의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 온 마을들의 전통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친퀘테레에서 이탈리아의 진정한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